통합 검색

통합 검색

쿠팡은 법을 지키는 기업인가, 법을 상대하는 기업인가

: 책임회피형 플랫폼 권력이 적층식 랙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


쿠팡을 둘러싼 사건을 각각의 논란으로만 보면 전체 모습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 조사 거부와 자료 삭제, 국회 불출석과 자료 미제출,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 미지급 혐의, 대규모 대관조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기업 국적과 미국을 상대로 한 로비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의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대응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먼저 책임을 인정하고 바로잡기보다 절차를 다투고, 행정기관과 국회를 상대하며, 국내 문제를 투자·고용·통상 문제로 확대하는 방식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를 ‘책임회피형 플랫폼 권력’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시장 지배력과 국민의 서비스 의존도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위법 의혹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소송·대관·국적·해외 정치력을 활용해 책임을 지연하거나 그 비용을 사회에 전가하는 기업 권력을 의미합니다.

01. 정부 조사와 자료 제출에 어떻게 대응했나
2026년 8월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네 차례 거부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 조사에서는 자료보전 명령을 받고도 약 5개월 분량의 웹 접속 기록을 삭제해 조사를 방해했다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행정기관의 판단이 잘못됐다면 법정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조사와 자료 확보 자체가 차단되면 정부는 기업이 선택해 제출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02. 노동자와 국회에 대한 책임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 산정기간을 다시 계산하는 이른바 ‘퇴직금 리셋 규정’을 운영했습니다.

상설특검은 2026년 2월 노동자 40명의 퇴직금 약 1억2천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법인과 전·현직 대표를 기소했습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도 국정감사와 청문회 증인으로 여러 차례 채택됐지만 반복적으로 불출석했습니다.

반면 2025년에만 국회와 대통령비서실, 공정위, 노동부, 검찰, 경찰 등에서 근무한 퇴직공직자 18명이 쿠팡과 계열사로 이동했습니다.

퇴직공직자 채용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질 책임자는 국회를 피하면서 감독기관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면, 대관조직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03. 필요에 따라 달라지는 기업 국적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국정감사와 청문회 증인으로 여러 차례 채택됐지만 반복적으로 불출석했습니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상당 부분 응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2025년에만 국회, 대통령비서실, 공정위, 노동부, 검찰, 경찰 등에서 근무한 퇴직공직자 18명이 쿠팡과 계열사로 이동했습니다.

퇴직공직자 채용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질 책임자는 국회를 피하면서 회사를 조사하고 감독하는 기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다면, 대관조직이 소통을 위한 조직인지 규제와 책임을 막기 위한 방패인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04. 적층식 랙 문제에서도 나타난 신호
2026년 초 국토교통부가 적층식 랙의 설치·운영 현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다른 물류기업들은 자료 제출에 협조했지만, 쿠팡은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료 제출 거부가 곧 위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층식 랙의 실제 사용 형태를 확인하는 초기 단계부터 다른 기업들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층식 랙이 단순한 물류설비가 아니라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일하는 작업공간으로 판단될 경우 건축 인허가, 바닥면적과 용적률, 피난·소방, 산업안전과 세금 문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쿠팡은 물류설비에 부수되는 작업일 뿐이라고 주장하거나, 기존 행정기관의 판단을 신뢰했다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전국 센터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물류 차질과 고용불안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제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미래 행동을 사실로 단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현황조사 단계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한 사실과 지금까지 정부 조사와 제재에 대응한 방식을 바탕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응입니다.

05. 물류대란 가능성이 법적 판단을 막아서는 안 된다
쿠팡의 물류망이 크고 많은 국민이 로켓배송을 이용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물류 운영에 미칠 충격이 크다는 이유로 실제 사용 형태와 건축법 적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시장을 크게 장악한 기업일수록 법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게 됩니다.

물류대란에 대한 대비와 위법성 판단은 분리해야 합니다.

정부는 적층식 랙의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전국 센터의 실제 사용 형태를 조사해야 합니다.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에는 단계적인 시정계획과 물류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06. 국가가 먼저 대비해야 한다
적층식 랙 문제는 쿠팡의 자발적인 시정만을 기다려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고용노동부, 소방청, 국세청 등 관계기관이 현장자료를 확보하고 동일한 사실관계를 공유해야 합니다.

쿠팡의 물류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면 그 중요성이 기업의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기업일수록 법과 안전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지키고, 정부 조사와 국회의 검증에 성실하게 응해야 합니다.

우리가 확인하려는 것은 철골 구조물 하나의 명칭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법과 안전기준이 거대한 플랫폼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국민의 생활을 떠받치는 물류시스템이 법과 안전 위에 세워져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요약(AI)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